• 최종편집 2024-03-29(금)
 
- 시, 장마 등 날씨 탓 해명·교환 조치…업체선정은 급식비라 별도 계약 불필요 ‘해명’
 
[충청24시뉴스] 최창열 기자=“벌레 나올까 봐 열어보지도 못하고 있어요. 요즘 아이랑 저랑 계속 배탈 나서 병원 다니는 중이었는데 생각해보니 꾸러미 쌀 먹고 나서부터였어요. 쌀 때문이라곤 상상도 안 해봤는데 너무 속상하네요. 버린다면 농민들 마음이 어떨까요? 힘들게 농사지었을 텐데 참 난감하네요.”
 
30702_14687_216.jpg
 
계룡시가 코로나19로 일선 학교 개학이 연기되는 등 정상 급식이 어렵게 되자 기존에 편성된 예산(학교 무상급식 식품비)을 활용해 곡식이 든 농산물 꾸러미를 만들어 관내 6,200여 명의 초·중·고학생 가정에 배달한 일반 쌀에서 잇달아 쌀벌레(일명 바구미)와 곰팡이가 발견되면서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게다가 꾸러미 배송을 위한 택배비가 총 4,300여만 원(포장박스 포함)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이 택배비가 일반택배비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정업체를 위한 사업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문제의 농산물 꾸러미 사업은 총사업비 1억 8,600만 원(도비 7,450만 원, 시비 1억 1,150만원)을 지원해 지난 달 13일부터 27일까지 계룡시 관내 초‧중‧고생 6,200여 명(초 2,947명, 중 1,901명, 고 1,352명)에게 1인당 3만 원 상당(농산물 2만 3,000원, 택배비 6,900원)의 곡식 4종(일반 쌀 5kg 1포, 찹쌀 1kg 1포, 현미1kg 1포, 일반 찰보리 1kg 1포·0.5kg 1포)을 각 가정에 배달해 준 일회성 사업이다.
 
학부모에게 전달된 농산물 꾸러미 4개 품목은 시 공급지원협의회(시 농림과 실무자 1명, 교육지원청 관계자1명, 영양교사 3명, 학부모 대표 4명, 학교급식센터 1명, 농업인 단체 대표 1명 등 11명)를 통해 단가 범위 등을 결정한 후 일반 쌀은 계룡 관내 A정미소, 찹쌀·현미·일반 찰보리는 논산 B농협, 포장 및 택배는 H업체를 각각 선정해 각 가정에 배송했다.
 
하지만 당초 취지와는 달리 급식꾸러미를 받은 수십여 학부모들은 계룡시민원소통방 등 SNS를 통해 “쌀에서 묵은 냄새와 벌레가 있고 색도 검푸르네요. 이런 걸 아이들 먹이라고 주시다뇨. 줄 거면 제대로 준비해 줬으면 좋을 텐데 지금 초등뿐 아니라 중·고생 학부모님들도 뿔났습니다. 벌레가 기어 나오고 곰팡이까지…한두 명이 아닙니다. 버리기엔 농민들이 땀 흘려 농사지은 건데 마음이 좋지 않네요. 우리 아이들 이런 쌀로 지은 밥 먹었을까 생각하니 진짜 너무너무 화가 나요. 그냥 계속 글 올라오는 거 보니까 심란하네요. 확인 못하고 다 드신 가정도 있을 텐데 접수한 가정만 교환해 준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것 같고 잘 선별해서 가축사료로 쓰일 수 있으면 좋겠네요. 당장 해당 업체 고발 들어가시고 납품계약 취소 바랍니다” 등의 비난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업체 선정 과정에 대해서도 K 씨(엄사·45)는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룡 관내 농가를 도와주고 학부모들에게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여 준다는 취지는 이해되지만 아이들 건강과 직결된 사업인데 품목 선정부터 업체 선정, 배송까지 보다 세심하게 협의하고 시행했어야 맞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차라리 상품권으로 지급한 것만도 못했다”면서 “좁은 계룡시에 택배비만도 수천만 원이 들었다니 과연 누구를 위한 사업이냐. 철저한 조사를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일부 개학이 늦어지면서 관내 농가와 학부모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학부모 대표, 교육지원청, 관내 농가 대표 등을 만나 의견을 수렴해 사업을 결정한 사안인데 불미스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며 “농산물꾸러미 품목 가운데 일반 쌀 등에서 곰팡이와 쌀벌레 등이 발견됐다는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 최근 장마 등 날씨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되는데 학교에 공문을 발송하고 불량 품목은 최대한 교환해 줄 예정이다. 일반 쌀 등 곡식류 품목 및 택배업체 계약은 무상급식비로 발주하는 사안이라 별도 계약을 하지 않고 협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답변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쌀 등에 핀 곰팡이는 인체에 유해한 아플라톡신 등 곰팡이 독소를 생성할 수 있어 구입할 때에는 알갱이 겉 표면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일단 곰팡이가 핀 식품은 그 부분을 도려내더라도 곰팡이 독소가 식품에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절대 먹으면 안 된다. 특히, 장마철에 밥을 지을 때, 쌀 씻은 물이 파랗거나 검으면 쌀이 곰팡이에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밥을 지어 먹어서는 안 되며, 곡류나 견과류 등을 보관할 때는 습도 60% 이하, 온도는 10∼15℃이하에서 최대한 온도 변화가 적은 곳에 보관해야 한다고 밝혔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계룡시 관내 농산물 꾸러미 배달 쌀에서 쌀벌레 · 곰팡이 등 잇달아 발견…학부모 항의 ‘빗발쳐’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